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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티스트>를 보고 든 생각
    일요감상회 2024. 12. 22. 13:34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2011

     

    1.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서 씬 스틸러였던 장 뒤자르댕. 그에게 칸과 아카데미, 두 거대 영화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아티스트>. 이번 주의 영화로 선택했다.

     

    2.

    지난주 <러빙 빈센트>처럼 이 영화도 특이한 촬영 기법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국내 관객 수에 비해 이름이 더 알려졌을 것이다. <아티스트>는 20세기 초 무성 영화를 21세기에 그대로 재현하고자 한 영화이다. "굳이?" 싶은 사람이 한 바가지겠지만 영화 좀 좋아한다 싶은 사람들은 이 컨셉 하나만으로 보고 싶어요 리스트에 기꺼이 이 영화를 넣었을 것.

     

    3.

    이 영화에선 두가지 진득한 감상을 느꼈다. 첫째는 아주 클래식한 로맨스. 둘째는 그 시대에 대한 경의.

     

    4.

    사실 이렇게 특정 영화 시대에 대한 향수를 다루기 위해 꼭 그 시대의 형식까지 취할 필요는 없다. 그 주제를 유쾌하게 다뤘던 최근 영화로는 <헤일, 시저!>가 있었고, 러브레터를 쓰듯이 대했던 영화로는 <바빌론>이 있었지. 둘 다 촬영은 지금 시대의 방식으로 이루어졌었고, 둘 다 훌륭했다.

     

    5.

    그래서 <아티스트>가 이렇게 흑백, 무성 영화의 형식을 따른 것은 상당한 도전이었다고 봐야한다. 그리고 그렇게 도전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정도로 멈춘 게 아니라 그게 너무나도 유효했기 때문에 이렇게 진득한 감상이 전해지게 되었단 것이 바로 이 영화가 좋았던 이유가 아닐까.

     

    6.

    그러니까 이 영화는 배우의 발성 없이, 과거의 과장된 연기 톤 그대로, 오래된 연출법을 그대로 사용해서 뻔하디 뻔한 로맨스를 그려내 21세기 관객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끔 만들었다는 말이다. 나도 사실 엄청난 기대를 하면서 고른 영화는 아니었는데, 예상외로 너무 좋은 영화를 보게 되어 기쁘다.

     

    7.

    영화 보는 동안 왠지 이 짤을 올리고 싶었어... 근데 이 짤도 농담으로나 쓰이는거지, 사실 이 영화 보는 내내 그런 사실 따위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다.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주인공의 결혼은 작중에서 중반부쯤에 이미 정리되기도 했고.

     

    8.

    약간 개인적인 감상인데, 엔딩 까지 목소리를 없앴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 나빴다기 보단, 한 번 보고 싶다.

     


    인상 깊었던 장면 1

    이 세트와 구도가 너무 이뻤고, 배경음악도 너무 좋았다. 고전 풍의 부드럽고 로맨틱한 OST가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데 너무 내 취향이었다. 

     

    인상 깊었던 장면 2

    여기서 초반부에 찍었던 그 장면이 다시 나오는 게 너무 아름답더라. 어떻게 보면 예상이 쉽게 가능한 장면이긴 한데,  뻔한 로맨스도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한 것. 사실 그게 좋으니까 뻔한 거긴 하지. 이 영화, 형식이고 뭐고 결국 너무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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