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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볼》을 보고 든 생각
    일요감상회 2023. 10. 8. 13:55

    베넷 밀러, 2011

    1.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했던 추석 연휴를 보내고 2주 만에 돌아왔다. 다치고 아프고... 하지만 그때로 돌아가고 싶군. 그나마 이번 주말도 공휴일이 별첨 되어 있으니 위안 삼아보자.

     

    2.

    사실 지난주에 영화를 안 보려고 한건 아니었고, 어쩌다 보니 그냥 건너뛰게 되었다. 그러니까 계획 대로라면 지난주에 이 《머니볼》을 봤어야 했다는 뜻. 뭔가 모양새가 때마침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바로 다음날이라 그 기념으로 이 영화를 고른 듯한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 신기하게 이렇게 아다리가 맞아버렸다.

     

    3.

    최근 몇 주 동안 봤던 영화 중에서 지금 가장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영화가 《맨체스터 바이 더 씨》다. 좀 처지는 듯한 느낌을 지워보기 위해 성공의 향기가 강하게 나는 《머니볼》을 선택해 봤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대한 만큼의 희열이 있는 영화였던 것 같다.

     

    4.

    스포츠에서 그런 말이 은근 자주 나오는 것 같다. "드라마로 나와도 작위적이라고 욕먹을 시나리오". 한 가지 사례로 작년 어떤 E스포츠 대회가 생각나네. 아무튼 이번 영화의 소재도 그런 소위 말하는 "감동실화"에서 가져왔다. 2002년 미국 메이저리그,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팀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하려는 어느 구단의 단장이 주인공이다. 그 이름은 빌리 빈. 굳이 영화 때문이 아니더라도 워낙 야구가 인기가 대단한 스포츠이기도 하고, 이미 꽤 인지도가 있는 인물인 것 같다.

     

    5.

    그런 배경에 힘입어 영화는 낡은 구세대 시스템과 주인공의 충돌을 자주 비추는 것 같다. 그 충돌과 분투의 결과 주인공의 팀이 리그 20연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줘 영화가 조명하려는 인물을 제대로 치켜세워줌과 동시에, 그 이후에 "머니볼"의 한계를 나레이션으로 설명하며 플레이오프에선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균형을 맞춘다.

     

    6.

    하지만 그 "머니볼" 성공신화에 대한 일련의 스토리라인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빌리 빈이라는 인물의 (영화상의) 사생활을 함께 비춰주고, 영화가 직접적으로 메타포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더해 좀 더 넓은 범위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7.

    인생영화를 골라달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안전하게 선택하기 쉬운 영화가 아닐까. 꼭 거기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만큼 도전과 성공의 가치에 대한 존중적인 시각이 잘 담긴 영화였다는 말.

     

    8.

    그리고 브래드 피트 참.. 멋져... 어떤 영화에 출연하든 그 존재 자체만으로 첫 장면만에 수긍하게 만드는 배우인 것 같다.

     


    인상 깊었던 장면 1

    본인의 오른팔이 될 피터를 스카우트하는 장면. 상황 자체가 엄청 쿨하게 다가왔다. 플래시백으로 암시되는 주인공의 과거에 더해져 주인공이 지금 이 상황을 대하는 태도를 분명하게 나타내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인상 깊었던 장면 2

    굳이 미국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습관이나 경향을 꼽아보자면 이런 시니컬함이 아닐까. 가끔씩 이렇게 그냥 "지금 이걸 이야기하고 있는 거야"라고 툭 던져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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