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감상회

<투 러버스>를 보고 든 생각

언덕뵈기 2024. 8. 25. 14:47

제임스 그레이, 2008

 

1.

으악 자꾸 영화를 격주로 보고 있잖아. 하지만 오늘 또 이걸 굳이 언급하는 것조차 너무 새삼스럽다.

 

2.

아무튼 오늘의 영화는 제임스 그레이의 <투 러버스>. 처음에 한글로 제목을 읽으면서 <To Lovers> 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Two Lovers>였다.

 

3.

제목에서 언급하듯 대놓고 사랑 영화다. 그리고 아주 무거운 사랑 영화였다. 무겁고, 우울한 사랑 영화. 제임스 그레이 영화들은 왜 이렇게 감상적이고 우울하지. 그리고 그게 바로 내 취향이라서 너무 좋다.

 

4.

사실 보면서 좀 마음이 답답해질 수 있는 영화였던 것 같다. 그리고 특히, 기네스 팰트로가 맡은 캐릭터는... 덕분에 결말 부분에서 나도 덩달아 주인공과 함께 절망에 빠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5.

그 결말 직전까지 너무 신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어쩐지 불안하긴 했어.

 

6.

분명 울림이 깊었던 영화인데, 자꾸 격주로 영화를 봐서 그런가, 오늘 늦잠도 자버려서 그런가. 머릿속에서 할 말이 영 떠오르지 않는다. 그 감상을 언어로 붙잡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중.

 

7.

아니면 이렇게, 불순물까지 그대로 둔 채로 농도 짙은 사랑 영화라서 그런 걸지도. 나도 엄청 서툴거든.

 


인상 깊었던 장면 1

살짝 피식. 영화 제목 그대로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이 둘 나온다. 미셸을 사랑하는 주인공 레너드 자신과 그런 주인공을 사랑하는 산드라. 이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레너드는 산드라와 맺어져야 마땅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혹자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최애는 선택하는 게 아님, 그냥 터벅터벅 와서 심장을 뽑아가면 그게 최애가 되는 거임". 덕질도 사랑의 일종이긴 하니까.

 

인상 깊었던 장면 2

영화의 중반부 레너드가 찍었을 흑백 사진들을 나열하면서 성인식 장면으로 전환. 시각적으로 인상깊기도 했고, 배경 음악도. 풍경 사진만 찍어왔던 레너드는 어쩌다 이렇게 인물 사진을 많이 찍었을까.

 

인상 깊었던 장면 3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어머니. 사실 이 장면도 인상 깊었고, 여기서부터 결말까지 10분 동안의 장면 흐름들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결말에서 앞서 언급했던 배경 음악이 다시 깔리는 것도. 난 이 결말이 행복한 것인지 슬픈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어. 그리고 바로 그게 이런 사람이 하는 사랑 아니겠습니까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