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문

변명문, 2024년

언덕뵈기 2024. 2. 4. 12:21

 

블로그에 먼지가 쌓였다. 2023년의 마지막 영화로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을 보려 했었다. 하지만 영화를 구하는데 실패했다. 워낙 오래된 영화라서. 대체재로 《보이후드》를 선택했는데, 그냥 안 봤다. 한 달 동안 영화를 안 봤다.

영화를 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돌이켜 보면 지난 한 달이 이 짤방 같은 상태였단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가 취미로 삼고 있는 영화 보기를 지금 왜 숙제처럼 여기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그도 그럴게 새해가 되자마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몸도 한 번 크게 아팠었다. 한 주는 주말에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었고. 또 한 주는 주말에 친척의 장례식장에 다녀와야 했었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게임 시리즈의 신작도 1월에 출시돼 버렸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벌써 2월인 거지. 마음에 영화가 들어갈 틈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튼, 다시 영화를 시도해보려고는 하고 있다. 볼 영화도 《보이후드》에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바꿔놨다. 어떻게든 영화를 볼 때 느낄 부담을 줄이고 싶어서 좀 더 짧은 영화로. 이 글을 쓰는 것도 그 시도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한 번 정리해 두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직도 맘이 젖어있는 상태라 불씨가 영 붙질 않고 매캐한 연기만 나는 듯 하지만. 게다가 다음 주는 또 설날이라고 이것저것 하느라 영화 못 보는 거 아닐까 몰라.

 

그냥 신경 쓰지 말자. 여기에 억지로 계획을 짜놓는 건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1.

전부터 생각해 오던 사안이 하나 있는데, 앞으로 영화 제목을 쓸 때 "《보이후드》" 이렇게 쓰는 게 아니라 "<보이후드>" 이렇게 써야겠다. 너무 불편했어.

 

2.

첫 글이 5월이었으니까 벌써 반년이 훌쩍 넘었다. 처음에는 연말에 회고록을 쓸까 싶었는데, 내가 사실 여기 말고도 여기저기에 글을 남발해 놓는 스타일이라... 결국 회고록 대신 이렇게 영화를 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변명문으로 돌아왔구나.

 

3.

아무튼 위에 쓴 글 내용이 그런 고로, 이번 주도 영화를 쉬어야겠다. 사실 다른 할 일도 조금 있어서 부담된다. 이 부담이 실제 크기에 비해 너무 큰 벽으로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4.

그래도 막상 한 편 보기 시작하면 엄청 즐거워할 것 같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