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문

변명문, 오타쿠 라이프

언덕뵈기 2024. 7. 7. 11:19

한 주 거르는 건 오랜만인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정당한 이유가 있다구요.

 

miHoYo, 2024

 

이번 주 일요일은 오타쿠 라이프를 즐기러 떠나겠습니다.

 


1.

조금 진지하게 이야기하자면, 오직 하나의 취미로만 연명하는 경우는 잘 없지 그래. 내가 영화만큼, 혹은 영화보다 더 좋아하는 게 게임이거든 사실. 아마 전에도 몇 번 기다려온 신작 게임 때문에 리뷰를 대충 하거나, 가벼워 보이는 영화를 고르거나 했던 기억이 난다.

 

2.

아무튼 위의 게임 <젠레스 존 제로>는 내가 거의 한 2년을 기다려왔던 게임이고, 이번 주에 출시됐다. 개인적으로 주인공 설정이 아주 좋던데, 영화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걸로 나오거든. 게임 자체가 이런 식으로 영화에 대한 레퍼런스를 많이 내비치고 있기도 하다. 2년씩이나 손가락을 빨면서 기다려온 이유도 이런 부분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시각적으로 아주 훌륭한 작품이다. 게임의 연출을 보고 있으면, 이걸 만든 사람들이 영상 매체에 대한 조예가 깊다는 것이 느껴진다.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초반부에 나오는 <샤이닝>의 오마주 장면을 보고 미소를 지었을 듯. 아무튼 갑자기 영화 리뷰 블로그가 게임 리뷰 블로그가 되어버린 것 같은데, 내가 이 게임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상은 여기까지.

 

3.

그리고 이 게임, 이번 주에 많이 못했다. 사실 취미는 취미일 뿐이고 말이야, 사람이 또 현생이란 게 있잖아. 이것저것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고 친구들도 좀 만나다 보니 게임은 자꾸 뒷전이 되었었다. 당장 오늘도 오랜만에 일요일에 기분 좋게 일찍 기상해서, "갓-생"의 상징 맥모닝을 온 가족에게 사준 다음, 또 해야 할 일 때문에 한 2시간 넘게 사부작사부작 머리를 쓴 다음, 이제야 드디어 좀 여유로워졌다 싶거든. 어... 이제 여기서 영화 2시간 30분 보고.. 리뷰 1시간 쓰고.. 저녁 전에 또 일정 있는데... 예... 결국 그래서 과감히 오늘은 일요 감상회 건너뛰기로 했습니다. 게임이 너무 하고 싶었어..! 손이 계속 근질근질거려

 

4.

그나저나 스스로를 "오타쿠"로 여기는 게 조심스럽다. 이게 싫다는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 어중간하다고 생각하는 느낌.

사실 이런 짤을 쓰는 순간 이미 오타쿠야

누군가에겐 오타쿠가 누군가에겐 머글이지 않겠습니까.

 

5.

원래 보려고 했던 영화는 <밀양>. 다음 주 정상적으로 다시 <밀양>과 함께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