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감상회

《이웃집 토토로》를 보고 든 생각

언덕뵈기 2023. 5. 21. 15:50

미야자키 하야오, 1988

 

1.

올해 여름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이자 아마도 마지막 작품이 될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개봉된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강력한 지지자를 자청하는 나는 남아있는 미야자키 감독작을 숙제처럼 짧은 텀으로 보고 있다. 오늘 《이웃집 토토로》까지 봤고 아마 6월 중에 마지막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볼 것 같다. 연달아 볼 수도 있긴 한데, 성격상 그건 또 별로 안내킨다.

 

2.

먼저 영화 외적인 이야기, 이번 주말에는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게임 하나가 오픈 베타를 시작해서 이 영화의 짧은 러닝타임이 그렇게 반가울 데가 없었다. 얼른 글까지 쓰고 또 다른 취미생활 즐기러 가야지.

 

3.

짧은 러닝타임과 함께, 오랜만에 마음이 가벼워지는 영화를 본 것 같다. 근데 그런 느낌을 받긴 했는데 마음이 가벼워지는 영화라는 게 대체 뭘까? 《좀비랜드: 더블 탭》은 마음이 가벼워지는 영화였나? 그쪽은 마음이 가벼워진다기보단 영화가 가벼웠던 것 같다.

 

4.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런 영화를 만들 땐 세상은 물론, 어른이고 아이고 모두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린다. 복잡한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좋은 의미에서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5.

이런 영화를 《반딧불이의 묘》와 같은 기간에 같은 제작사에서 만들어 상영할 생각을 했다니. 고약하다는 생각도 조금.

 

6.

아무튼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물, 특히 어린아이를 묘사하는 데에 도가 텄다고 볼 수 있는데, 《벼랑 위의 포뇨》에서도 그렇고 그 "이상적인 어린아이"라는 존재가 무조건적인 선을 의미하진 않는다. 순수하고, 발랄하며, 예측하기 어렵다. 그 때문에 어른들이 곤경에 처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나무라지 않는 것이 이 세계의 미덕인듯.

 

7.

그리고 이 영화의 제목에도 나오는 토토로. 너무 귀엽다. 사람이 귀여운걸 보면 표면적인 공격적 행동을 보인다고 하던가 아무튼 진짜 귀여웠다. 그 귀여움이 이 영화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8.

영화를 보면 가끔씩 "이 노래가 여기서 나온 거였어?" 싶을 때가 잦다. 지브리 영화 중에선 《붉은 돼지》에서 맘마유토단 OST가 그랬고, 이번 영화에서는 《오월의 마을》이라는 OST가 익숙하면서 참 좋아하는 풍의 노래였다.

 

9.

토토로는..!! 토토로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짤방 하나로 먼저 토토로를 접했었는데, 보면서 계속 생각이..

 


인상 깊었던 장면

너무 귀엽다. 그리고 아주 아이코닉한 장면이기도.